자본주의 맹아론
전근대 동북아 사회가 자본주의로 이행하려는 싹이 있었다고 보는 관점 /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자본주의 맹아론(資本主義萌芽論)은 조선·청나라를 포함한 전근대 동북아시아 사회가 자본주의 생산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갖춘 사회라고 분석하는 아시아사학 이론이다. 한국 내에서는 대표적으로 백남운(白南雲), 전석담(全錫淡), 김한주(金漢周) 등이 주장했다.
자본주의 맹아론은 식민지 종주국의 역사 왜곡(식민사학)에 대응할 수 있는 이론으로[1][2], 식민지를 경험한 각 아시아 국가 역사학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으며, 식민지 수탈론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 자본주의 형성에서 내생·외생적 요인의 계량경제학적 측면을 중시하는 이 이론은 본래 공산국가의 역사학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관점이었으나, 비(非)사회주의 신생 독립국의 사회발전관계사 해석에도 일정한 영향을 주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지배적인 학설로 굳어졌다.[3]
그러나, 1990년대 말 이후 자본주의 맹아론은 근대사학의 도식적 방법과 역사주의 담론을 무비판적으로 따른다는 이유로 큰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특히, 포스트모던 역사학 담론이 등장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일정한 비판을 받는 이론이기도 하다.[4]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맹아론은 상대적인 의미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이론인데, 그 이유는 압도적인 경제학적 근거와 거시적 해석력을 갖춘 것에 있다. 오늘날 수많은 역사 비판 이론이 등장했으나, 역사의 진행과 경제 사이의 관계를 학문적으로 수립함에서 자본주의 맹아론에 일정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