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성
한 세포 안에 들어 있는 염색체의 완전한 세트 수. /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배수성(倍數性; ploidy, /ˈplɔɪdi/; 옛 용어 핵상)은 한 세포 안에 들어 있는 염색체의 완전한 세트 수로 정의한다. 따라서 배수성은 상염색체에서 가능한 대립유전자 수와 거짓상염색체 유전자 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염색체 세트는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유래한 염색체 사본의 수를 의미한다. 체세포나 조직, 각각의 생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염색체 세트 수("배수성 레벨")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한배수체(monoploid; 일배체) (1세트), 두배수체(diploid; 이배체) (2세트), 세배수체(triploid; 삼배체) (3세트), 네배수체(tetraploid; 사배체) (4세트), 다섯배수체(pentaploid; 오배체) (5세트), 여섯배수체(hexaploid; 육배체) (6세트), 일곱배수체(heptaploid[2] 또는 septaploid[3]; 칠배체) (7세트) 등. 유전학 용어인 다배수체(영어판)는 이 중에서 염색체 세트가 3세트 이상인 세포를 나타낼 때 사용한다.[4][5]
모든 유성 생식을 하는 생물들은 두배수체 또는 그 이상인 체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배수성 레벨은 생물 종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같은 생명이라고 하더라도 조직 종류에 따라, 생활 주기의 단계에 따라 서로 다르다.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식물 속(genera)의 절반 정도는 다배수체 종이고, 그중 모든 풀 종류의 2/3가 다배수체이다.[6] 동물은 대부분 두배수체인데, 무척추동물과 파충류, 양서류는 다배수성이 흔하다. 일부 종은 같은 종에서도 개체마다 배수성이 다르기도 하고(벌이나 개미 같은 사회적 곤충들처럼), 다른 몸 부위는 두배수체이지만 어떤 조직이나 기관계 전체가 다배수성을 나타내기도 한다(포유류의 간처럼). 특히 식물이나 진균(곰팡이) 같은 많은 생물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배수성을 변화시키는데, 이는 종 분화의 주요 원동력이다. 포유류나 새는 배수성이 변할 경우 일반적으로 죽는다.[7] 다배수성을 나타내는 생물이 지금은 두배수체로 여겨지고 있다는 증거는 식물과 동물에서 다배수체가 되고 다시 두배수체가 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다배수성이 진화적 다양성에 기여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8][9]
사람은 두배수체 생물로, 일반적으로 체세포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1세트 염색체와 어머니로부터 받은 1세트 염색체가 더해진 총 2개의 완전한 염색체 세트를 운반한다. 일반적으로 염색체 1세트는 상염색체 22개와 성염색체 1개로 구성된 23개로 이루어져 있고, 2세트의 염색체는 서로 상동의 쌍을 이룬다(X와 Y 염색체만 상동이 아님). 각 23쌍의 염색체는 46개의 완전한 전체 염색체를 이룬다. 이처럼 개체의 염색체 전체 수(모든 완전한 세트에서의 염색체 수)를 염색체 수(chromosome number 또는 chromosome complement)라고 한다. 한편, 하나의 완전한 염색체 세트 수(1세트 염색체 수)는 한배수체 수(monoploid number)라고 정의하고, x라고 표기한다. 또한, 유성 생식을 할 때 감수분열을 통해 만들어진 정자나 난자 같은 생식자(gamete)가 가지는 전체 염색체 수를 홑배수체 수(haploid number)라고 정의하고, n으로 표기한다('반수체'는 잘못 번역된 용어이므로 홑배수체로 고쳐 표기하기 바람). 유전학에서 한배수체 수와 홑배수체 수를 나타내는 기호 x와 n은 기울임꼴로 적는 것이 원칙이다.
각 염색체 쌍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염색체 사본을 1개씩 가지는 체세포와 비교하면, 일반적인 조건에서 홑배수체 수는 어떤 생물의 체세포에 존재하는 전체 염색체 수의 정확히 절반이다. 두배수체 생물의 경우, 한배수체 수와 홑배수체 수는 동일한데, 예를 들어 사람의 경우 한배수체 수와 홑배수체 수 둘 다 23이다. 사람의 종자세포(germ cell)가 감수분열을 하면, 46개의 염색체 수는 절반으로 나뉘어서 홑배수체 생식자를 만든다. 남성과 여성의 생식자(정자와 난자, 각각은 23개의 1세트 염색체를 포함)가 수정을 통해 융합하고 나면, 만들어지는 접합자(zygote)는 다시 2세트로 이루어진 완전한 46개의 염색체 수를 가진다.
정배수성(euploidy)과 비정배수성(aneuploidy; 이수성)이라는 용어는 염색체 수가 홑배수체 수의 정수배인지 아닌지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홑배수체 수(n)의 정확히 정수배이면 정배수성(euploidy)이라고 하고, 염색체 한두 개가 추가로 있거나 없어서 홑배수체 수의 정수배가 아니면 비정배수성(aneuploidy; 옛 용어 이수성)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사람은 (46, XX)나 (46, XY)의 핵형을 가지는데 반해, 터너 증후군을 가지는 사람은 성 염색체 하나(X 또는 Y)가 없어서 (45, X)의 핵형을 가진다. 이처럼 염색체 수 45가 홑배수체 수(n=23)의 정수배가 아닌 경우를 비정배수성이라고 부른다.